저녁 9시 30분경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하게 되어서 첫날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호텔 체크인 후 주변을 둘러보고,
싱가포르에서 그 유명하다는 싱가폴 슬링(Singapore Sling : 칵테일)을 마시러 가기로 했다.
돌아다니다가 도착한 곳.. 싱가포르에서 가장 고급스럽다는 래플즈 호텔(Raffels Hotel)...
영화에서나 본듯한 클래식한 외관만으로도 깊은 탄성(헐...)을 자아낼만 하고, 외관만큼이나 내부 인테리어도 최고급 호텔다웠다.(내부 사진은 패스)
그나저나 중요한건 이 호텔에 묶을 일이 절대 없을 것 같다는 것... 공식가가 1박에 1,050~1,550S$(싱가포르 달러)라고 하니..
한화로는 1박에 대략 90~150만원 정도..(실제로는 더 싸겠지만..)
택시타고 들어와 호텔앞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쬐끔 부럽긴 했다..--;;
래플즈 호텔 뒷편 2~3층에 위치한 래플즈 롱바(Long Bar : 12m가 넘는 긴 바 카운터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곳에 다녀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어색하기는 했지만 롱바인 만큼 바에 앉아봐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관광객 티가 풀풀 났던 탓이었을까.. 바텐더가 딱 한마디 던졌다.. 'Singapore Sling?'
나는 'Yes, Please.' 한마디로 주문을 끝마쳤다..(영어가 딸리는 나로서는 참 고마운 바텐더였다..ㅡ.ㅡ;)
슬링 한잔에 25S$(약 22,000원).. 비싸긴 해도 꼭 한 번 먹어봐야 할 강추메뉴라는 칭찬이 자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맛이 보통이었다..
바의 중간중간과 홀의 각 테이블에는 땅콩이 항상 가득 비치되어 있어서 슬링을 마시면서 땅콩을 까먹은 뒤 껍질은 아무데나 버리면 된다.
온 바닥에는 땅콩껍질이 난무하고 있었고, 눈치볼 것 없이 아무데나 맘껏 버릴 수 있다는 것이 왠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하나.. 여튼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ㅎㅎ
어디선가 들려오는 라이브 음악소리와 환호성들.. 3층에서는 공연도 한다는 말이 얼핏 기억이 나서 잔을 들고 3층으로 올라가봤다.
많이 들어보았던 정감있는 올드한 팝송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공연은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돋구어주며,
'아.. 내가 지금 싱가폴에 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당시 시간.. 자정을 넘은 12시 40분.. 시간이 늦어질수록 분위기도 무르익고, 사람들도 술에 무르익는 것 같다.
뚱땡이 아줌마가 화장실 한번 다녀오더니 무대 앞에서 '미친 가슴털기 댄스'를 선보이자 주위에서 쏟아지는 환호성들..
노래부르던 보컬도 내려오고, 주위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모이더니 진정한 싱가폴의 밤문화가 시작이 된다.
이런 문화가 어색하기만 했던 나는 NoNoNo를 연발하며 손을 흔들고 얼른 밖으로 도망쳤다..ㅡㅡㅋ
롱바의 3층 난간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롱바에서의 당황스럽고 머쓱했던 웃음은 이내 평화로운 웃음으로 변했다.
단지 길거리의 고요한 분위기만으로도 너무 좋은 싱가폴의 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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