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모스크 내부를 들어가지 못한 탓에 오전 시간에 생각지 못한 여유가 생겨버렸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보내는 마지막날이라 오후 느즈막히 공항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다른 곳을 돌아다니기는 시간이 좀 애매했기에
오후에 돌아보려 했던 쿠알라룸푸르 속 리틀인디아라 불리는 '툰쿠 압둘 라만 거리(Jalan Tunku Abdul Rahman)'로 향했다.
그런데.. 좀비 영화의 도입부를 보는 듯한 착시현상 발동했다.
혼수상태로 병원에서 며칠 누워있다가 정신이 들었는데 병원에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고..
밖으로 나왔더니 신문지 쪼가리만 바람에 날라다니며 인기척이라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장면..
당시에는 몰랐지만.. 라마단 휴일기간에는 모든 무슬림이 휴가였던 것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꽤 유명한 툰쿠 압둘 라만 거리..
모든 상점들의 셔터가 굳게 닫힌 이 거리를 혼자서 걸어보는 경험을 했다는 것도 자랑이라면 자랑이랄까..ㅡ.ㅡ;;
어쨌든 휑한 이 거리를 혼자서 걸어봤다.
그나마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었던 이 곳은 인도영화를 상영하는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콜로세움 극장이다.
내부로 들어가보니 영화는 총 2편이 상영중이었고, 갸격은 11~13RM(약 5천원)이었다.
툰쿠 압둘 라만 거리 구경계획도 실패..
이 남는 시간을 어찌해야 할까 망설임 끝에.. 여유있는 식사나 즐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툰쿠 압둘 라만 거리의 끝에는 소고 백화점이 있고, 푸드코트에는 맛있는 일식집이 있다는 것을 책에서 본 것이 기억이 났다.
(백화점 소개는 생략..)
소고 백화점의 6층에 위치한 일본요리 전문점 '소고 레스토랑(Restoran SOGO Jepun)'..
입구쪽에는 메뉴판이 비치되어 있어서 굳이 음식점에 들어가지 않아도 어떤 메뉴들을 얼마의 가격에 흡입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커다란 현수막에 세트메뉴와 프로모션 중인 메뉴들도 함께 소개를 하고 있다.
음식점을 들어가면 일본색이 뭍어나는 단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홀도 꽤 넓은데다가 좌석도 넉넉하게 갖추고 있다.
창가쪽 자리에 착석..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것과 동일한 메뉴판을 받아서 다시 천천히 둘러보았다.
소바 메뉴는 20RM(약 7,700원)이 넘지 않는 가격이었고, 사이드 메뉴들은 보통 10RM(약 3,850원) 정도였다.
인기있는 메뉴들을 묶은 세트메뉴도 있다.
어떤 것을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A세트(미소라면+야끼만두+계란찜+피클+젤리 후식)를 주문하며
먹음직스러운 두부요리(위의 사진 77번 메뉴)를 추가로 주문했다.
A세트의 가격은 22.8RM(약 8,700원)이고, 두부요리의 가격은 8RM(약 3,000원)이다.
메뉴가 나오기 전 두툼한 물티슈와 뜨거운 차가 한 잔 나왔다.(차는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땀흘리며 돌아다니며 느낀 갈증을 해소하기에 뜨거운 차는 말라가는 내 목구멍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ㅅ-;;
시원한 물을 달라고 했더니 잔에 얼음을 넣어서 생수병을 하나 갔다줬다.(현지인들은 생수를 Mineral Water 라고 부른다.)
'오.. 얼음까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나갈때 계산서를 보니 물의 가격이 4RM(약 1,500원)이었다..
라면이 나오기 전에 계란찜 요리가 앙증맞은 작은 그릇에 담겨져서 나왔다.
달달한게 꽤 맛있었던 계란찜의 속에는 버섯과 어묵 등이 숨어있었다.
나머지 메뉴들이 쟁반에 가지런히 정리되서 나왔다.
먼저 미소라면..
면 음식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기대가 컸었는데..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준 메뉴였다.
깔끔한 국물이 너무너무 맛있었다.
추가로 주문했던 두부요리.. 입에서 두부가 녹아서 없어진다. 예쁜 데코만큼 맛도 일품이었다.
세트메뉴에 포함되어있는 야끼만두.. 만두는 집에서도 가끔 구워서 먹는터라 별로 기대도 없었고, 맛도 그냥 보통이었다.
마찬가지로 세트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젤리 디저트..
젤리도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짭쪼름한 라면국물을 흡입하고 난 후 야금야금 잘라 먹으면서 입가심을 하기엔 적당했다.
소고 레스토랑의 A세트 메뉴~
싼 가격은 아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모든 그릇을 싹 비우고 나니 포만감이 미친듯이 몰려와서 좀 쉬었다 가야겠다 싶어서 한참을 앉아있었는데..
눈치를 주기는 커녕 따뜻한 차를 계속 리필해주는 직원들도 꽤나 친절했다.
오전부터 헛탕만 치고 돌아다녔던 터라 살짝 의기소침했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여유있게 즐기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즐긴 마지막 식사.. 소고 레스토랑의 음식.. 너무 맛있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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