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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2] 중국-북경

[북경여행] 서태후의 여름별장 <이화원> -2012.05.28-

 

중국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여행 전 꽤나 기대가 컸던 곳 중 한군데가 바로 이화원(頤和園)이었다.

 

 

중국 황실의 별궁이자 최대 규모의 황실정원을 자랑하는 이화원은 서태후가 좋아했던 여름별장으로 유명하다.

본래는 1764년 건룡제가 만들어 '칭이위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1860년 아편전쟁 때 폭격을 받았고,

1888년 서태후가 재건해 현재의 '이화원'이 되었다.

이화원에는 거대한 인공호수와 60m 높이의 인공산을 중심으로 각종 전각과 사원, 회랑 등 3천여 칸의 전통 건출물들이 있다.

 

 

셋째날 아침.. 우리 일행은 택시를 타고 이화원으로 달렸다.  

이화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경..

예상했던대로 저글링 러쉬를 방불케 하는 인파가 이화원 입구에 몰려있었다.

 

대부분이 단체관광객이어서 그런지 몰린 인파에 비해 입장권을 구매하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화원 내부의 관광지까지 모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은 60위안(약 1만2천원)이다.

(그냥 이화원 입장만 할 수 있는 티켓도 있고, 입장권으로 들어온 관광객들은 내부의 관광지 티켓을 따로 구매해야 하니 참고하자.. 가격은 모름;;)

 

 

 

 

입구는 왠지 좀 허술해 보였다고나 할까.. 그냥 입구일 뿐이었다.

 

 

 

 

이화원 입구를 지나 복도를 지나가는 길에 보니 창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창 밖으로는 호수가 보였다.

창 안쪽에는 전구가 있던걸 보니 해가 지면 불이 켜져 은은한 분위기의 조명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화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축물이 바로 '장랑'이라 불리는 긴 복도라고 한다.

복도의 길이는 778m로 중국에서 가장 크고 긴 복도이며, 천장과 벽에 수만은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중국 최대의 야외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람이 많아서 바닥의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바닥에 온돌을 깔고 겨울에 숯으로 데웠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화원에 내린 설경을 구경할 때 발이 시렵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ㅅ-;;

 

 

위의 사진은.. 그림을 가르키며 같은 그림은 하나도 없고, 모두 다른 그림들이라고 설명을 해주는 유형의 모습이 함께 담긴 장랑의 모습..

 

 

이화원 정문 입구부터 시작되는 장랑은 끝이 보이지도 않으며, 장랑의 낮은 난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문 방향에서 이화원 내부로 들어가려면 장랑의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하므로 장랑 주변 역시 걷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장랑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다보니 높은 곳에 무엇인가 건축물이 하나 보인다.

바로 불향각이다.

불향각은 이화원 전체구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고 하며, 전쟁시 불에 타버렸었지만 본래의 모습대로 재건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왠지 이화원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기에 발걸음을 불향각으로 돌렸다.

 

 

 

 

 

안군과 윤군과 함께 불향각 인증샷~

 

 

 

 

불향각은 서태후가 자신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만수산 꼭대기에 세워진 전각이라 그런지..

입구쪽엔 '만수무강'이라고 쓴 간판이 보였다.

 

 

 

 

불향각 입구를 지나가면 정교하면서도 멋진 건물들이 세워져있다.

 

 

 

 

오르막길과 계단들을 올라가다보면 불향각과 관련된 전시관이 하나 있다.

과거 불에 타서 손상됐던 불향각 건물의 돌들이라던지, 당시의 찻잔이나 화폐 등을 구경할 수 있다.(사진은 생략..)

 

 

 

 

 

불향각 안에는 부처상이 있고, 부처상의 발밑에는 돈통이 놓여져있다.

이루어지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소원을 들어주는 댓가로 헌금을 내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안군...

그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알지만.. 공개했다간 자칫 그의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그 소원은 우리의 마음속에 고이고이 묻어두고..

그의 소원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비는 마음은 우리도 같았다..ㅋㅋㅋ (하지만.. 그 소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불향각에서 바라본 이화원의 전경..

커다란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곤명호이다. 호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호수..

믿기 힘들지만 인공호수이다. 더 믿기 힘든건.. 저 호수를 만들기 위해 인부들이 삽 하나 달랑 들고 오로지 삽질로만 만들어진 호수라는 것...

삽질로 저 큰 호수를 파낸 것도 신기하지만.. 파내여진 흙은 지금 내가 밟고 서있는 만수산으로 올려진 것이라 한다.

인공호수와 인공산..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전경은 불향각에서 바라본 곤명호의 전경은 멋있었다.

(날씨가 별로였던터라 사진이 좀 흐린 것은 양해를 해주시길..--;;)

 

 

 

 

 

 

불향각을 내려오는 길에 바라본 불향각 입구..

사람이 정말 많았지만.. 넓기도 무쟈게 넓었기에 발 디딜 틈은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이화원을 돌며 한켠으로는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에서 최고 권력을 가졌던 서태후는 가난했던 어린시절에 복수라도 하듯 사치와 향락을 즐겼다고 하는데..

서태후가 먹는 음식은 중국 농민의 약 1년 치의 끼니에 해당하는 정도의 금액이었다고 하고, 보석에 대한 애착도 심했다고 한다.

몸에 장식하는 보석은 물론이거니와 보석으로 악기까지 만들어 연주하게 했다는 것만 봐도 사치가 어느정도인지는 대략 짐작이 된다.

하지만 그녀의 사치 중 최고는 바로 이곳.. 이화원이다.

나라의 존망이 달려있는 청일전쟁 중에도 함대를 만들 돈을 빼돌려 자신의 처소인 이화원을 치장하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삽질로 지어진 곤명호와 만수산과 불향각..

최고권력을 쥐고 있는 자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백성들이 흘린 피땀은 그저 서태후에게는 콧방귀정도에 불과하지 않았던 것일까..

단 한명을 위해 피땀을 흘려야 했던 백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황실과 귀족들의 사치가 백성들을 몰락으로 이끌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남의 나라 이야기같지 않다는 생각도 불현듯 든다.

정치에서 권력을 움켜쥐어 백성의 피를 빨아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자들이 이화원에 대한 교훈이나 좀 얻었으면 좋겠다.

백성의 등골을 빨아먹는 나라가 어떤 최후를 어떻게 맞이하게 됐는지 말이다.

 

이화원을 구경하며 이화원의 거대한 규모와 멋진 전경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2mb에 대한 씁쓸함이 가슴팍을 후벼파는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