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한다면 꼭 봐야 할 것을 하나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단연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의 야경이 아닌가 싶다.
낮에 본 그의 위험은 대단했지만 밤에 본 그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하루종일 흘린 땀에 찌들어버린 옷도 갈아입을 겸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
빌딩에서는 광채가 쏟아져 나온다.
삼각대가 있었다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겠지만.. 대충 발로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온다.
(한장에 다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페트로나스 타워의 정면 맞은편에 있는 황금색의 빛을 내뿜고 있는 멋진 빌딩.. 말레이시아 은행(Public Bank)이다.
이 빌딩도 정말 멋있었는데..
페트로나스 타워 바로 앞에 위치해있어서 그런지 그저 '페트로나스 타워 주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며 살짝 안타까웠다.
(잘생겼다고 생각해온 자신의 남자친구가 원빈 옆에 서있다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ㅅ-;;)
페트로나스 타워 주변.. 빌딩들을 비추는 조명들은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잘 정돈되어 있는 분위기다.
페트로나스 타워 정문 주변을 둘러보고 KLCC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원 곳곳에서 이곳의 멋진 야경을 즐기고 있었다.
분수 연못 주위에 앉아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이들.. 그들을 따라 나도 그들 틈에 앉아 본다.
"아.. 좋다~", "정말 멋진 곳이구나.." 등등.. 오만가지 감성들이 꿈틀대다가..
불현듯 '나는 혼자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필 내가 앉았던 자리의 주변에는 모두가 커플들 뿐이었던 것이다..ㅡㅡ;; (쳇!)
KLCC 수리야 입구에서 바라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정면에서 바라본 느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정문 방향에서 바라본 야경은 페트로나스 타워 자체의 웅장함을 전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반면에
공원에서 바라본 야경은 페트로나스 타워들 등지고 있는 수리야 쇼핑몰의 조명들과 1층 야외 테라스의 불빛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KLCC 공원의 야경을 즐기며 천천히 한바퀴 둘러보았다.
공원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이곳은 정말 멋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환했던 페트로나스 타워의 불이 하나씩 소등이 되며 암흑의 빌딩으로 변하더니 시커먼 형체만 남게 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광경.. 빛을 뿜어낼 때와는 또 다른 무시무시한 중압감이 밀려왔다.
거의 모든 불이 소등이 되나 싶더니 쇼를 보여주는 듯 컬러풀한 조명들이 하나둘 점등이 되며 환상적인 빌딩으로 변신한다.
마침내는 모든 조명이 다시 점등이 되고 페트로나스 타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야경의 위엄을 드러낸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이녀석이 다시금 실감시켜 주는 느낌이 들었다.
페트로나스 타워와 공원 주변을 돌아보고 트레이더스 호텔(Traders Hotel)의 33층에 있는 스카이바(Sky Bar)로 이동..
엘레베이터에는 Skybar Pool이라고 적혀있다.
저녁 9시가 살짝 넘은 시간..
스카이바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헐~','와~', '짱!'이라는 감탄사를 번갈아가며 연발하게 된다.
테이블은 바의 사이드에만 있고 중앙에는 Pool이 들어서있다.
어두컴컴하지만 은은한 조명들이 테이블들과 Pool을 비추고 있고, 몽환적이면서도 경쾌한 음악소리가 울려퍼진다.
(사진이 다소 어둡긴 하지만..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그렇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보정은 하나도 안했다.)
창가쪽의 자리는 페트로나스 타워와 KLCC공원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예약을 해야만 앉을 수 있는 자리이다.
창가쪽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커플들이다. 아마 나도 연인과 함께였다면 당연히 예약을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며..
속으로 은근슬쩍 "커플지옥! 쏠로천국!"을 외쳐본다..ㅡㅡ;;
창가쪽 자리를 제외하고 천천히 빈자리를 찾아 내부를 한바퀴 돌아보다가 비어있는 2인용 테이블 발견..
가장 구석자리이면서 33층이라는 높이에서 창밖의 야경도 감상할 수 없는.. 아주 안좋은 자리였다.
그래도 비어있는 테이블이 이 자리 딱 하나 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착석..
그나마 이 자리가 좋았다고 느꼈던 유일한 한가지 이유는.. 섹시한 DJ언니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것..ㅡㅡ;;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헤드폰을 쓰고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며 음악을 세팅하는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가까이서 대놓고 찍어봄...-ㅅ-;;
참고로..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별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스카이바의 사운드는 굉장했다.
바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을 웅장한 사운드로 들을 수 있다.
뭘 주문할까 하다가.. 바에 왔으니 칵테일을 먹어보자 생각해서 주문한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 가격은 42RM(약 16,000원)..
작년 싱가폴의 롱바에서 먹어보고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주문했다.. 맨날 쐬주만 먹다보니 아는 칵테일이 없기 때문이다..-ㅅ-;
싱가폴 롱바에 비해 양도 적고 비주얼도 별로였지만 맛은 나름 괜찮았다. 가격도 롱바보다 6천원 정도 저렴하다.
안주는 역시 닭날개(Buffalo Wing)..ㅡㅡ;;
(누가 보면 닭날개 무지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 것 같은데.. 사실이다.. 난 닭의 부위 중 날개를 가장 좋아한다...ㅡㅡV)
가격은 25RM(약 9,600원 정도).. 닭날개 대여섯개와 후렌치후라이가 함께 나온다.
(사진이 다소 흔들렸지만.. 상당히 어두웠던 터라 손각대로 찍은 사진이라 어쩔 수 없음;;)
스카이바에서 타이거 맥주(Tiger Beer)의 가격은 27RM(약 10,400원)..
말레이시아가 원래 술이 비싼 나라이기도 하고, 장소도 고급스럽긴 하지만.. 체감상 술값이 상당히 비싸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특히나 혼자서 즐기기에는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 있음..-ㅅ-ㅋ)
닭날개도 꽤 남아있고, 이곳 분위기도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에 비싸지만 만만한 타이거 맥주를 한 병 더 주문했다.
스카이바에서 나오기 전에 비어있는 창가쪽의 예약석에서 바라본 페트로나스 타워의 야경...
창밖의 광경을 바라보자 예약을 하면서까지 창가의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들의 심정이 급 공감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멋진 바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즐기는 커플들이 마냥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부러우면......."
그렇다.. 난 졌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 되는건.. 내가 그들을 부러워하듯 그들에게는 내가 부러움의 대상일 수 있다는 것!!
(혼자만의 긍정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ㅅ-;)
어쨌든..
혼자 떠난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째 밤을 낭만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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